내가 패키지여행을 취소하고 자유여행으로 선택한 이유
오는 2월, 아이들 방학기간을 이용해 새언니 가족과 처음으로 가는 해외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처음에는 신경쓰는 것이 싫어서 소셜에 나와있는 솔레아리조트 3박5일 풀패키지를 예약했습니다.
성인 1인당 66만원, 소인 1인당 56만원으로 책정되어 나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총 7명(어른2, 아이5) 이니 여행경비 412만원에 별도비용 63만원(가이드비 인당 5만/기사비 인당4만)을 추가하면 7인 결제비용 약475만원이 예상되더군요.. 겨울방학이라 성수기로 책정되어 비행기표값의 비중이 컸습니다.
해피콜이 진행되고난 후 확정결정을 하는 것이기에 다른사람에게 빼앗기지 않으려 예약을 하고 바로 결제를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해피콜이 왔습니다.
그런데 상담원이 여행상품 설명에는 없던 말을 슬쩍 꺼냅니다. 원래는 (성인 2명 필수 +a)으로 구성이 되어야 리조트 객실 1개가 배정이 된다는 말을 덧붙입니다. 그러면서 저희 아이들 2명에 대한 비용을 어른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야 된다는 말을합니다. 즉, 추가비용 20만원을 더 지불해야 예약이 된다는 의미였습니다.
가만히 그 말을 듣고 있자니 왠지 여행사의꼼수에 낚인 기분입니다. 20만원?? 사실 총액에 10만원, 20만원 보태는 것은 그리 큰 돈은 아닙니다. 그런데 그런 고객의 심리를 이용해 영리를 취하려는 마인드가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사실 저희 가족만 가는 여행 같았더라면 그냥 그 자리에서 20만원 추가하고 간다고 했을 겁니다. 그런데, 다른 가족이 같이 가다 보니 한 번 고민하게 되더군요.
어느 유의사항에도 그런 멘트는 없었던 걸로 기억했는데.. 상담원은 계속 확정 짓기 위해 내 입에서 ‘그렇게 하세요~’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 ‘어느 패키지를 택해도 다 그렇다는 둥~’ ‘얼마 차이 나지 않는 다는 둥~’ ‘흔히 있는 일이라는 둥~’ ‘돈은 나중에 보내더라도 지금 확정해달라는 둥~’ 별 것 아니느것 처럼 대하는 태도가 저의 기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듯 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상대의 주머니에 있는 돈을 내 주머니로 옮기는 행위 이거늘, 상담원들은 기분 좋게 여행하려는 사람들의 심리를 잘 이용한 것인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 하는 것 같습니다.
원래, 돈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거액을 쓰고도 기분 좋은 돈이 있는가 하면 소액을 쓰면서도 찜찜한 기분이 드는 돈이 있습니다. 금액의 크기를 떠나 여행을 하면서 기분 좋지않은 돈을 쓰고 싶은 사람은 없겠지요. 그래서 상담원에게 4시간만 보류한 후 확정의 답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제가 너무 성급하게 결정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예약했던 사이트로 돌아가 ‘성인2명’에 대한 설명이 있었는지 검토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상품설명이 아닌 그 옆의 탭 ‘사용조건’란에 ‘성인2명’에 대한 언급이 아주 모호하게 표시 되어 있었습니다. 저만 잘못 해석한 것일까요?? 상품 설명서든, 보고서든 간에 그 안에 들어간 모든 내용은 그 보고서를 받아보는 사람의 입장에 맞춰 작성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신문 역시 독자의 관점에 맞춰 기사를 쓰는 것이지 내 관점에서 내 마음대로 쓰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죠. 내가 알고 있다고 해서 나의 수준에 맞춰 만든 문서는 좋지 않은 사례에 해당합니다.
(성인 2명 기준)이라는 뜻을 보통사람들은 (성인1명 소인2명)과 동일하게 해석할 수도 있는데 오해에 대한 소지를 별도로 설명해놓지 않은 점이 개인적으로 아쉬웠습니다. 오히려 제가 깐깐한 손님의 시선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여행사측에서도 변론한다면 분명히 명시한 내용이고, 더 나아가 일종의 마케팅전략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지죠? 여행 시작 전부터 이런식이면 현지에 가서는 도대체 얼마나 물건을 사제끼게 유도할 것인지 조차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저희는 어른 2명에 아이만 5명을 데리고 가기에 5명이 모두 소인으로 계산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여행사측에서는 저희를 열심히 일하고 돈이 안되는 손님들이라 여길 수도 있습니다. 하긴, 그사람들도 돈을 바라보고 일하는 사람들이니 이해는 합니다. 저희 역시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곳을 찾기 위해 시간과 손품을 파는 것일테구요.
패키지 여행비 총 예산에 475만원에 여행사에서 요구한 20만원을 추가할 경우 총495만원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사실, 적은 돈도 아니고 그 돈이면 더 좋은 조건으로 자유여행을 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정보를 검색하고 알아보는 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의 문제지 자유여행을 진행하는 데 별 다른 문제가 될만한 것은 없었습니다. 그 때부터 자유여행을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이 것이 행복끝 불행 시작의길을 자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해외여행 경험이 아주 많은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새언니보다는 제가 몇번 더 경험을 했다는 이유로, 왠만한 결정의 권한은 모두 제가 위임받은 상태였습니다.
어깨에 놓여진 책임감의 무게가 느껴졌지요. 한편으론, 조카들에게 ‘고모 최고’라는 말이 듣고싶었는 지도 몰라 그렇게 미친 듯이 인터넷을 뒤진 것 같기도 합니다. 이것저것 세부에 대한 기초 정보 수집부터 가격비교, 모든여행일정까지 꼼꼼히 체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저의 노력&시간을 투자해 얻어낸 결과물이 바로 앞에 포스팅 ‘세부 자유여행 계획서 및 소요예산” 입니다. 같은 비용으로 더 좋은 결과물을 찾아낸 이상 패키지에 대한 미련은 당연히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바로 취소 신청을 했지요. 패키지와 제가 계획한 자유투어는 비용 면에서 별반 차이 없습니다. 단지, 여행 구성에 대한 질이 높아졌고, 그 후 만족도에서 차이가 좀 있을거라 기대해봅니다. 아마 패키지와 같은 구성으로 갔다면 더 저렴했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