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순간, 내일의 추억(여행편)

베트남 호치민 맛집/ 호치민 145 분짜/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베트남 음식

미라클벤티 2018. 1. 30. 01:01

제가 업스퀘어 맛집을 소개한 포스팅에 이어 생각 난김에 베트남 호치민 맛집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얼마 전에 '그 것만이 내 세상'이라는 영화 시사회를 다녀왔었습니다. 그 당시 남편이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저와 친한 언니와 자리를 함께했었지요. 시간이 여유롭지 않아서 업스퀘어 4층에 있는 푸드코트에서 음식을 주문했었는데 '미스사이공'이라는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에 새로운 메뉴가 하나 추가되었더군요. 바로 '분짜(bun cha)'라는 메뉴였습니다. 가격은 쌀국수, 볶음밥이 3천원대인 것에 비해 분짜는 7천원이 넘었으니 두 배 가량이 비쌌습니다. 분짜란 베트남어로 분(쌀국수)+짜(숯불고기)란 뜻입니다. 즉, 숯불고기와 곁들여 먹는 쌀국수란 뜻이죠.  

분짜의 유래

사람을 처음 만나게 되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상대가 살아온 성장 과정을 묻게 됩니다. 어디에서 태어났고, 어느 학교를 나왔으며, 잘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 왔는지에 대해 파악하고 나면 아무래도 몰랐을 때 보다는 훨씬 더 친해지는 계기가 되지요. 처음 방문한 여행지에서도 가이드를 통해 그 나라의 역사를 배우고 눈으로 직접 보게 되면 조금 더 그 나라에 대해 친근감이 들죠. 음식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가 그저 허기를 채우기 위해 무턱대고 먹는 음식으로만 여긴다면 생명을 유지하는 수단 그 이상이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음식의 유래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배우려 한다면 먹는 사람의 즐거움도 배가 될 것이고, 음식의 가치도 훨씬 더 높아질 거란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베트남에는 쌀의 생산량이 많다 보니 수요 대비 공급이 넘쳐났 던 나라입니다. 따라서 넘쳐나는 쌀들을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방법으로 고안해 낸 것이 쌀을 반죽해 국수로 뽑아낸 것입니다. 이것이 쌀국수의 유래입니다.  분짜에도 쌀국수가 들어가니 그에 대한 유래는 같은 맥락인 거죠. 한편, 베트남이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던 시절 동남아의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았던 프랑스인들이 육류를 즐겨 먹었다고 합니다. 그 때 프랑스인들이 먹고 남은 고기의 부산물을 이용해 육수를 내고 고기와 곁들인 국수를 먹기 시작한 것이 분짜의 유래입니다. 우리나라의 '부대찌개'와도 같은 맥락인 것 같습니다.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깊숙이 파고 들면 마음 아픈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겨져 있는 음식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분짜를 추천하는 이유

 제가 베트남 호치민에 여행 갔을 때 분짜를 워낙이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서 두말 안하고 시켰습니다. 작년에 제가 아는 동생과 이야기를 하던 중 베트남을 여행 다녀왔다는 말을 하더군요. 반가운 마음과 동시에 뭐가 제일 기억에 남느냐고 질문한바 있습니다. 그랬더니 두말 안하고 '분짜가 정말 맛있었다.'는 말을 했을 정도로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음식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분짜가 지역마다 만드는 방법이 다른 것인지 제가 '호치민'에서 분짜를 너무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어서 다낭에 갔을 때 '분짜'를 다시 시켰었는데 '호치민'에서 먹은 그 맛이 아니더군요. 맛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호치민의 분짜에 비해서는 맛이 덜했습니다. 미스사이공에서 나온 분짜 역시 호찌민에서 먹었던 그 분짜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베트남 호치민에서 찍어온 사진과 미스사이공에서 찍은 사진을 비교해 놓은 것처럼 육수의 색깔도 다르고, 데코레이션, 야채들도 다릅니다. 참고로, 왼쪽 한국의 분짜는 오른쪽 접시에 놓인 음식입니다. 쟁반의 왼쪽에 놓인 음식은 쌀국수입니다.

아무래도 호치민의 145식당 분짜는 맛집으로 정평이 나있는 영향도 한 몫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읽었던 베트남 여행 책자에도 145의 분짜를 추천했었고, 다른 사람이 들고 있는 여행 책자에도 145의 분짜를 추천하는 것을 보면 여행가들 사이에는 이미 유명한 곳인 지도 모르죠. 145란 식당의 이름입니다. 근데 비주얼로 봐서는 호치민의 145 분짜가 왠지 빈약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맛은 호치민 145를 따라갈 수 없을 정도입니다. 145를 찾아가시는 방법은 호치민 여행자의거리(데탐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구글지도를 이용해서 '로사벨라 호텔'을 찾아가시면 됩니다. 로사벨라 호텔 바로 맞은편에 있거든요. 제가 찾기 쉽도록 파노라마로 찍어온 사진을 올려드리겠습니다.

찾아가는 방법

왼쪽의 파란색이 로사벨라(Rosabella Hotel)이고 바로 맞은편이 제가 추천하는 호치민 맛집 '145'입니다. 구글지도에 나와있는 주소를 알려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에는 국제지도 첨부가 안되네요.)

주소 : 145 Bui Vien, Pham Ngu Lao, 1, Ho Chi Minh, Vietnam

분짜를 먹는 방법은 '모밀국수'를 먹는 것과 흡사합니다. 별도로 나오는 육수 그릇에 야채를 손으로 찢어 넣은 다음 쌀국수를 담가서 먹으면 됩니다. 육수가 짜지도 않고 싱겁지도 않은 것이 아주 적당한 간이 되어 있어 맛있습니다.  

식당의 규모는 매우 아담했습니다. 테이블도 예닐곱개로 우리나라로 치면 작은 분식집 크기와 같더군요. 이 곳에 방문하시기 전에 기본 적으로 영업시간은 알고 가셔야 겠죠. 주 중 영업시간과 주말 영업시간이 다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주중 영업시간 : 11:30AM ~ 03:00PM/ 브레이크 타임/ 05:30PM~08:00PM

주말 영업시간 : 11:30AM ~ 05:00PM

보시다시피 145 식당의 간판은 야간에 전등이 들어오거나 주변에서 간판을 비춰주는 조명이 없습니다. 145 옆에 143은 그나마 간판을 비춰주는 조명이 있는 것 같은데 여행자들이 더 많이 찾는 145는 없더라구요. 저희도 야간에 대탐거리를 몇 번 왕복을 했어도 145 맛집이 이 곳에 있었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간판에 불이 없어서 찾기 힘들어요. 호치민의 밤이 너무 화려한 탓에 주변이 상대적으로 침체돼 보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간판에 불만 들어왔어도 그 전날 저녁을 엄한 곳에서 먹지는 않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로사벨라 호텔 앞을 서성거리다 우연히 발견한 게 145였습니다. 따라서, 야간에 이 식당을 이용하실 분들은 유의하셔서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아마 호치민의 맛집으로 145는 왠만한 블로거들이 다들 한번씩 소개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저 역시 이 곳을 적극 추천하는 바 입니다. 다음에 호치민 가면 145부터 들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