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나침반
심란한 3월(자가격리 연장) 본문
꿈 속에서 비명을 질렀다. 내 눈 앞에 흉악범이 서있었기 때문이다. 저리 가라고, 다가오지 말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내질렀다. 하지만 좀처럼 목소리가 나오질 않아 답답했다. 깜짝 놀라며 잠에서 깼다. 눈을 감은채로 잠결에 소리지르는 날 발견할 수 있었다. 실제로 목이 잠겨 소리가 안 나는게 꿈속에서도 연결 됐나보다. 눈을 떠 시계를 보니 새벽 2시다.

이렇게 선명한 꿈은 흔치 않은데… 예지몽 인가? 휴대폰을 붙잡고 꿈해몽을 뒤적거렸다. 꿈속에서 비명을 지르는 것은 자신의 신변이 다른 사람을 통해서 소문이 나게 될 징조란다. 내가 다른 사람한테 소문날게 딱히 없을텐데.. 해몽 치고는 별 영양가 없어 보여 다시 잠을 청했다.
새벽 6시, 알람에 맞춰 다시 일어났다. 아침까지 콜록거리는 기침과 콧물이 심상치 않다. 목소리도 제대로 안나온다. 이틀 전 신속항원에서 ‘음성’을 확인 했었는데 신체 컨디션은 영~ 꽝이다. 그래도 오늘은 자녀들의 확진으로10일간의 격리를 마치고, 회사에 첫 출근하는 날이라 설렌다.
샤워를 마치고 만약을 대비해 자가진단 검사를 했다. 시키지도 않은 일을 스스로 한 것에 자부심을 느끼려는 찰나…15분 경과시까지 지켜봐야 하는데 뭔가 이상하다. 1분도 안돼 진단 키트에 선명하게 두 줄이 보인다. 맙소사! 너무 당황해 어찌할 바를 몰랐다.
제일 먼저 과장님께 전화를 드렸다. 머리보다 몸이 먼저 움직인 첫번 째 반응이었다. 통화음이 들릴 때 정신이 들었다. 창밖은 어둡다는 사실을… 새벽 6시 30분에 뭐하는 짓이람@@; 이미 눌러버린 내 손가락을 원망하며 얼른 통화종료키를 눌렀다. 문자로 자가진단 키트를 사진 찍어 보내자니 꼴이 우습다. 사진은 생략한채 문자로만 보고했다. 과장님의 답장이 올 때까지 마음이 초조했다.

어제까지도 음성 이었는데, 괜히 자가진단을 했나 싶을 만큼 마음이 괴로웠다. 모른척 지나가도 면책 되일이었는데, 뭣하러 돌다리 두들기다 일을 더 크게 만들었나 싶기도 했다. 누가보면 길게 쉬고 싶어 일부러 양성 나올 때까지 기다린 줄 오해할 것 같았다.
답답한 마음이 가시질 않아 새벽부터 남편에게 문자 했다. 자가진단키트의 선명한 두줄을 사진과 함께. 임테기 두줄 때는 세상을 다 얻은양 행복했는데, 코비드 자가진단 키트 두줄는 세상 원망스럽다. 남편은 허허 웃으며 이참에 푹 쉬라 말한다. 하지만 자가격리 되는 당사자로서는 세상 마음 불편하다.
쉬어도 쉬는게 아닌 이 마음을 누가 알아 주려나. 이러다 회사 총원명부에 내 이름이 사라지는 건 아닌지 원. 이틀 후에 시어머니도 올라 오시기로 돼있었는데 모든 걸 취소해야 될 것 같다. 마음 심란한 3월 이다. 쩝!😳
#자가격리10일째 #자가진단 양성 #신속항원 양성 #자가격리 7일 연장 #한달 중 17일 결근 #회사짤릴판 #마음은불편모드 #어제까지괜찮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