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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나침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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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순간, 내일의 추억(여행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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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벤티 2018. 7. 10. 19:29



​솔레아리조트 조식을 마친 후 아이들과 함께 짧게나마 자유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자아이들은 끼리끼리 어울리고, 남자아이들은 엄마의 휴대폰을 쟁취해 게임에 몰두합니다. 해외까지 나와서 게임에 몰두하는 모습이 탐탁치만은 않았지만,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라 눈을 감아주기로 합니다. 어차피 우리는 헬멧다이빙 씨워커를 체험하러 갈테니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기록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이들의 일상을 기록하는 것도 좋아하고, 그날의 일상과 내가 느꼈던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기록하는 시간이 아까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또 다른 목표가 생긴 것이었죠. 하지만, 제게 쓰기에 대한 욕구는 계속 잔존해 있었습니다. 

기록을 멈추는 순간부터 저는 늘상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살았습니다. 항상 조급했고, 뭔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채 앞만 보고 전진하는 기분이었습니다. 묵직한 변비에 걸린 사람처럼 마음은 조급하지만 시원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고 살았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사진은 자주 찍지만, 정리 되지 않았고 정리되지 않으니 정돈은 당연히 실천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사진은 쌓여갔고 그 때 그 때 기록하지 않은 탓에 제 머릿속에 남은 것 이라고는 '이러했었지...' 정도의 짧은 한 줄이 전부였습니다.

24시간의 여행을 했지만 머릿속에 한 두 문장 남는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조금만 더'를 외치며 나중으로 미뤄온 것들이 결국에는 보류를 빙자한 포기나 마찬가지였으니까요. 

더구나 나이가 들수록 휘발성 강해지는 기억력 때문에 별로 남는 것이 없었습니다. 지난 1~2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저는 목표하던 바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동안 쓰지 못한 아쉬움만 제 마음을 괴롭혔습니다. 

더 이상 미루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더 커가기 전에 내 기억력이 그나마 생생하게 남아 있을 때 하고 싶은 일을 하겠 노라 다짐했습니다. 여행을 미루지 않는 방법은 여행을 일상으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기록을 미루지 않는 방법도 마찬가지 입니다. 일상이 기록이고 기록을 하는 것이 일상인 삶을 살면 됩니다.

이 예쁜 아이들을 위해 제가 해줄​ 수 있는 것들이 바로 기록하는 행위이고, 기록을 함으로써 저의 감정을 배출할 수 있는 스트레스도 완화 작용도 됩니다. 

저희는 헬멧다이빙 씨워커 출발 시간을 계획보다 약간 뒤로 늦췄습니다. 원래는 오전 10시에 출발하기로 돼있었는데, 이 전날 새벽에 비행기가 도착하다 보니 조금 더 휴식을 취한 뒤 상큼한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래서 오전 12시로 출발 시간을 늦췄고, 오후 2시가 넘어서 체험은 끝났습니다.

사실 체험을 마칠 때까지도 제 판단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잘 몰랐습니다. 이 다음 날 호핑투어를 가기로 예약이 돼있었는데 호핑투어 관계자분의 말씀을 듣고 제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원래는 헬멧다이빙 씨워커 업체에서 제시한 시간이 10시 출발이었습니다. 그 시간은 적절한 물 때를 맞춰 물살이 제일 약한 시간대에 체험을 하도록 구성되어 있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것도 잘 모르고 ​제가 12시로 출발시간을 미뤘습니다. 업체측에서는 적극적이기 보다는 소극적으로 '가능하다.'라는 답변을 했고, 저는 덜컥 픽스를 했습니다.  뒤 늦게 알고보니 그 날은 오전 12:00시~14:00시의 물살이 제일 거셌다고 하더군요. 해외까지 나와서 물때를 보고 조석표를 공부해야한다고는 생각도 못했던 헤프닝입니다. 사실 아이들은 헬멧씨워커 체험을 멋도 모르고 즐긴터라 재밌어 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체험 부분을 말씀드리자면, 제일 먼저 다이빙을 하기 위해 렌트카를 타고 체험장에 도착합니다. 우선 이론으로 이퀄라이징을 배우고 주의사항을 익힙니다. 요즘은 스마트 시대 다이버가 직접 설명을 해주기 보다는 동영상을 하나 틀어 놓고 숙지할 때까지 시청하게 합니다. 그리고 첨언할 부분만 사장님이 직접 설명해줍니다. 

​모든 준비가 끝나면 체험장에서 해변까지 걸어서 이동합니다. 해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에 커다란 배가 떠있는데 그 배 밑에서 우리는 잠수를 할 예정입니다. 우리는 쪽배를 타고 큰 배가 있는 곳까지 이동합니다. 그 곳에서 간단한 설명을 들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헬멧을 착용한 후 바로 수중으로 잠수합니다.

하지만 어른이 된 입장에서는 결코 순탄한 체험이 아니었습니다. 귓속이 멍멍해지는 현상을 막기 위한 이퀄라이징을 해줘야 했고, 한 손으로는 계속 헬멧을 붙잡고 있어야 했습니다. 물론, 사진 찍을 때는 브이를 하느라 두손을 잠시 놓았을 뿐 평상시나 이동할 때는 무조건 헬멧을 잡아야 했습니다.

​사진만 봐서는 헬멧다이빙 씨워커 체험이 무척 평온해 보이고 신기해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붙잡고 있는 저 'I (하트) CEBU''라고 써져 있는 입간판이 고정되지 않아 무척이나 애먹었습니다. 

물살이 앞뒤로 우리를 마구 흔들어 댔고, 입간판은 계속해서 춤을 추고 있었으며, 다이버 아저씨가 왔다 갔다 고정작업을 했지만 저의 신경은 온통 자식들의 안전에 모든 촉을 곤두세웠습니다.

​점점 두려움이 엄습하기 시작했습니다. 헬멧 뒤에 공기를 공급해주는 하나의 생명 줄에 의지하는 것도 불안했지만, 만에하나 물살에 떠밀려 균형을 잃어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헬멧이 그 자리에서 벗겨질 것 같았습니다. 어른인 저도 불안하고 몸이 휘청거릴 정도였는데, 아이들은 오죽 할까 싶었습니다.

기념촬영지가 약 두세군데 있는데 그 곳으로 이동할 때마다 헬멧을 붙잡고 물살에 몸을 맡기며 탈춤을 추듯 이동을 해야했습니다. 저는 그렇다 쳐도 아이들이 이동할 때는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공포였던 것 같습니다. 제가 소리를 질러도 아무도 들리지 않았으니까요. 다행히 아이들은 균형을 잘 잡으며 이동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걱정이 현실로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이 사진을 찍을 때까지만 해도 괜찮아 하던 막내가 끝내는 울음을 터트린 것이죠. 다행히 잠수부 아저씨에 의해 막내는 체험을 중도에 포기하고 먼저 물 밖으로 내보내졌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헬멧으로 침입한 바닷물을 제법 마셨다고 합니다. 

헬멧 안으로 약간의 물이 고이기 마련인데, 아무래도 7살밖에 안 된 터라 그 고인 물 조차 견디기 버거웠던 모양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차라리 물 밖으로 나간 것이 잘됐다 싶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더욱 거세지는 물살로 인해 불안감만 더 해져 다이버에게 물밖으로 올라가겠다는 싸인을 보냈습니다. 그러자, 다이버도 안전상 그것이 낫다고 판단 했는 지 계획보다는 일찍 물 밖으로 내보내 주었습니다. 모두가 물밖으로 빠져나왔을 때 체험을 했다는 기쁜 마음 보다는 모두가 안전하게 잘 나왔다는 안도감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이 모두가 출발 시간을 뒤로 미룬 저의 탓인 것 같아 일행에게 미안했습니다. 다음에 또 헬멧다이빙 씨워커를 도전한다면 그 때는 반드시 물 때를 잘 맞춰 가야겠습니다. 혹시나 이 글을 읽으신 분들 중에 헬멧다이빙 씨워커를 체험할 계획이 있다면 꼭! 물 때를 잘 맞춰 바다가 잔잔할 때 가시기를 권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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